김대중 전 대통령 베를린 선언 17주년 맞아 광해군식 실리외교로 한반도 위기 극복 강조

▲ [광주=코리아플러스] 장영래 기자 =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광주=코리아플러스] 장영래 기자 =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제17주기를 맞아 ‘한반도 평화를 위한 5대 타개책’을 발표했다.

천 전 대표는 이날 한반도 평화를 위한 5대 타개책으로 △사드배치의 차기정부 이관 및 국회비준 동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한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 고수 △남북 특사교환을 통한 ‘한반도 핵무기 불사용선언 추진’ △ 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위한 국제적 협의와 남북회담 실시 △ 북한의 핵과 인권문제 동시해결을 위한 중국, 미국이 참여하는 한국판 ‘헬싱키 프로세스 추진’ 등을 제시했다.

우선 천 전 대표는 현재 한반도 정세를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강대국 의존외교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창의적인 외교전략 수립이 절실히 요청된다”며 “광해군식 실리외교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전 대표는 “한미동맹 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 강화하면서도 중국의 핵심적인 전략적 이해관계를 침해하지 않는 지혜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차기 정부로 넘기고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국가 안위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들이 국민과 국회를 따돌리고 밀실에서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은 국민주권의 심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또한 천 전 대표는 “우리는 남북한의 공멸을 막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도 “북한 역시 동족멸절의 비극을 초래할 핵 위협과 적화통일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천 전 대표는 “남북특사 교환을 통해 ‘한반도 핵무기 불사용 선언’을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의 남북합의 폐기선언 철회를 견인하기 위해 1991년에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를 국회에서 비준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등 한반도 평화를 지켜온 방파제를 복구하기 위해 국제적 협의와 남북회담을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기 개발 주장은 북한 핵을 인정하자는 무모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천 전 대표는 “핵과 인권 문제 등 북한 문제의 포괄적 해결과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려면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도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안보협의체 설립을 주도하고, 이른바 한국판 헬싱키 프로세스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천정배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5대 타개책 전문이다.

17년 전 오늘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했다. 베를린 연설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에 대한 분명한 소신이 북측에 전달되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오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17주기를 맞이하지만 동북아시아는 새로운 군비경쟁과 북핵문제의 악화로 신 냉전체제가 부활하고 있다. 한반도의 엄중한 안보위기 속에서 전쟁방지와 평화정착의 염원을 담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긴급 타개책>을 발표하고자 한다.

작금의 한반도 정세는 한마디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이해와 핵심 이익을 두고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면서 우리나라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미국과 맞서고 있고, 일본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영유권을 무시하는 군국주의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와 동북아 안보환경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지난 70년간 익숙해져 있던 강대국 의존외교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창의적인 외교전략의 수립이 절실히 요청된다. 급변하는 국제정치 질서에 대응하여 중립적인 실리외교로 부국강병의 기틀을 다진 조선 광해군의 외교를 교훈 삼아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평화와 균형 외교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한미동맹 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 강화하면서도 중국의 핵심적인 전략적 이해관계를 침해하지 않는 지혜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우리가 중심을 잃는 순간 힘의 균형은 무너지고 분쟁의 블랙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전략적 실리외교의 원칙 위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5대 타개책을 제안한다.

첫째,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로 넘기고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가의 안위와 관련된 문제들이 국민과 국회를 따돌리고 밀실에서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은 국민주권의 심대한 침해다. 특히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과도정부는 중대한 외교정책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사드의 실효성 문제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향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사드 문제는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둘째, 우리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용납하지 않지만 남북한의 공멸을 막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천명해야 한다. 북한 역시 동족멸절의 비극을 초래할 핵 위협과 적화통일 포기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셋째, 남북특사 교환을 통해 <한반도 핵무기 불사용 선언>을 추진해야 한다. 남북은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남북화해, 남북불가침, 남북교류·협력을 합의한 바 있다. 남북기본합의서를 국회에서 비준동의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북한이 남북합의 폐기선언을 철회하고 이를 해치는 모든 행동들을 자제토록 견인해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 사용을 전제로 한 미사일 발사, 핵실험, 핵무기 소형화실험 등 추가적인 상황악화 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기 개발 주장은 북한 핵을 인정하자는 무모한 발상이다.

넷째, 한반도 평화를 지켜온 방파제(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등)의 복구를 위한 국제적 협의와 남북회담을 시작해야 한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은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참으로 어렵게 쌓아올린 방파제이다. 한반도 평화의 방파제를 다시 쌓기 위한 공개적이고 투명한 남북 간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끝으로, 핵과 인권 문제 등 북한 문제의 포괄적 해결과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미국, 중국도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안보협의체 설립을 주도하고, 이른바 한국판 헬싱키 프로세스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북한 핵과 인권문제를 일괄 해결하는 방식을 통해 동아시아 각국의 상호 불신을 해소하고 북한의 핵과 인권문제가 함께 해소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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