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 배기통 높이면 어떨까

【세종=코리아플러스】나창호 수필가 = 흙먼지 냄새를 풍기더라도 빗방울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졌으면 좋겠다. 옛날에 본 시골집마당에 빗물 내려가듯 시원하게 쏟아졌으면 좋겠다. 날씨가 연일 너무 덥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불볕더위다. 우리 지역만 그런 게 아니라 전국이 그렇다고 한다. 매일 34-5℃가 넘는 건 예사고, 심지어 39℃가 넘은 지역(경남 창녕 39.3℃)도 있다고 한다. 농작물은 말라비틀어지고, 가축농가에서는 더위를 못 견뎌 폐사한 닭과 오리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심지어는 돼지마저 폐사한 축산농가도 있다 한다.

과일농가들도 폭염피해가 크고, 원체 더위가 심해 수확마저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무더위 속에서 밭일을 하던 노인이 사망했다는 언론보도까지 있었다. 스마트 폰에는 폭염경보나,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라면서, 논·밭 작업, 건설현장 등 야외활동 자제와, 충분한 물마시기로 건강에 유의하기를 당부하는 문자도 자주 날아 오 고 있다. 더위는 낮에만 극성을 부리는 게 아니라 밤에도 가시지가 않는다. 대개 낮에는 무덥다가도 저녁 무렵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기도 하는데 이번의 더위는 이런 것마저 없다.

밤에는 끈적끈적한 열대야가 지겹다. 더위가 지속되더라도 가끔은 시원한 소나기가 내리겠다느니, 언제부터 장마가 시작되겠다느니 하는 일기예보라도 있으면 그럭저럭 참고 견디겠는데, 더위그칠 기미는 아예 없고, 가마솥더위가 앞으로도 8월 중순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가뭄과 무더위에는 식물만 타는 게 아니다. 동물도 타고, 사람도 탄다.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마저 별로 없지만 간혹이라도 지나치는 사람을 보면 짜증스런 기색들이 역력하다. 잔바람마저 없는 거리가 푹푹 찌기 때문이다. 자외선 지수도 높은지 눈이 부시고 따갑기까지 하다. 햇빛이 세고 볕이 따가운 상하의 나라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도시의 거리는 건물에서 뿜어내는 에어컨 실외기 바람도 한 몫 하지만, 도로에서 올라오는 열기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동차가 품어내는 배기 열은 도로를 달구고 사람들을 불쾌하게 한다. 여기에다 연일 더위가 계속되고 비가 오지 않기 때문인지 미세먼지 상태도 좋지 않다고 한다.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가스에는 미세먼지가 엄청 들어있을 것이다. 미세먼지는 디젤차·휘발유 차 뿐 아니라, 양은 다소 적더라도 가스 차에서도 나온다.
이런 차들이 도로상을 수없이 오가는 것을 보면서 문득 지붕이 사람 키보다 높은 버스나 승합차 등 대형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구를 차량의 지붕 높이까지 높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면 지금처럼 배기 열과 배기가스를 도로면 가까이에 직사하지 않게 되고, 분출구가 사람 키보다 높아 미세먼지나 배기가스를 사람들이 흡입하지 않게 돼 사람건강에도 이로울 것이며, 도로상의 열기도 덜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배기통을 차량 지붕 위까지 길게 뽑아 설치하면 차량의 외관미가 다소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량 외관의 아름다움 보다 사람 중심의 실용성을 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또 디자인하기에 따라서는 차량의 외관미를 그다지 보기 싫게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날씨가 하도 더워서 해보는 허튼소리지만, 자연환경이 좋고 환경을 중요시하는 호주와 뉴질랜드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18,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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