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지난 13일 전주시청 앞과 팔달로, 경기전 일원에서 태조어진과 경기전 등 조선왕조의 대표적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전통문화 콘텐츠 확충을 위한 ‘태조어진 봉안의례 재현행사’를 개최했다.
태조어진 봉안의례는 1688년(숙종 14년)에 서울 영희전의 태조어진을 새로 모사하기 위해 경기전의 태조어진을 서울로 모셔갔다가 다시 전주 경기전으로 모셔오는 과정을 고증을 통해 진행하는 행사로, 진발의식과 태조어진 봉안행렬, 봉안고유제로 구성된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이날 재현행사는 시청 앞을 주정소(晝停所, 왕이 행차 중에 멈추어 쉬는 곳)로 정하고, 행렬의 출발을 알리는 진발의식(進發儀式, 출발을 알리는 의식)을 시작으로 봉안장소인 경기전까지 봉안행렬이 이어졌다.
태조어진 봉안행렬의 선두는 어진을 호위하는 전라감사가 이끌고, 전사대와 신여(神輿), 향정자(香亭子), 전부고취, 신연(神輦), 후부고취, 중사, 사관, 도제조, 후사대 등이 뒤따라 장엄한 광경을 연출했다.
또한, 시청 앞에서 출발한 행렬은 풍남문사거리에 도착해 약 10분간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행렬일행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도 가졌다.
행렬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충경로사거리, 풍남문사거리 등 팔달로의 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도로의 주인인 사람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길로 탈바꿈됐다.
봉안행렬은 경기전 정문을 통과해 강연소에 도착, 의장이 도열한 가운데 신연(神輦)에 모셔진 어진궤를 신여(神輿)로 옮겨졌다.
이후 외신문과 내신문을 통과하여 경기전 정전에 도착한 어진궤는 신여에서 꺼내져 정전에 모셔졌다.
이후, 경기전제례보존회(대표 이준기) 주관으로 태조어진 봉안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 태조어진 봉안을 잘 마쳤음을 알리는 제례)를 끝으로 모든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 시는 조선왕조의 본향인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태조어진 봉안의례’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고증을 통해 의례 구성원의 복식·의장 등을 단계적으로 구입하여 완성도를 높이고, 태조어진 봉안의례의 참여인원 또한 점차 확대하고 있다.
시는 향후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봉안의례를 재현하고, 연계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축제형·시민참여형 행사로 만들 계획이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태조어진 봉안의례를 문화특별시 전주만의 전통문화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는 전주의 대표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태조어진 봉안의례의 완성도와 품격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일에는 태조어진 봉안의례를 이끄는 전라감사가 사용하는 등채(지위봉)의 기증식이 전주시청에서 열렸다. 이날 기증된 등채는 등채분야 대한명인으로 지정된 인물이자 맥이 끊긴 등채 제작기술을 복원하여 곳곳에 보급하고 있는 금속공예전문가인 김한섭 장인이 제작한 것으로, 이날 태조어진 봉안행렬을 이끄는 전라감사의 지휘봉으로 사용됐다.
이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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