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답보상태였던 지역문제, 주민들 속풀이 대화

[고흥군=코리아플러스] 조재풍 기자 = 고흥군은 지난 10년 동안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도양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9일 도양읍사무소 회의실에서 봉암리 5개마을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머리를 맞대고 그동안 묵혔던 찬, 반 양쪽의 속풀이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송귀근 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군수후보 시절 때 만났던 주민들은 주로 토지규제로 인한 재산상 피해가 많다고 해제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취임 이후 산단 관련 내용을 자세히 파악했으며, 해제 여부에 대한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서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이득이 되고 군에도 이득이 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양산단조성은 전임군수 시절인 2008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추진했던 사업인데, 총규모 37만평의 임해산단을 조성하고, 44만평의 배후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군이 민간자본으로 투자할 사업시행자를 찾지 못해 10년 세월이 지나버렸고, 공유수면매립 면허기간도 지난 5월 14일자로 실효되자, 봉암리 일대 5개마을 주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산단지정을 해제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산단해제를 요구하는 주민 A씨는 “우리는 10년 동안 재산권 행사를 할 수가 없었다. 산업단지 계획 때문에 생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즉시 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 B씨는 “김, 파래, 다시마 등 우수한 해조류가 생산되는 어업청정기지에 산단을 조성해서도 안 되고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장했다.

산단조성을 찬성하는 주민 Y씨는 “할 수 있다면 다시 추진해야 한다. 산단이 조성되면 우리군 인구 유입은 물론 주민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젊은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방법은 산단 밖에 없다.”고 말했고, 주민 K씨도 “우리 자식, 자손들이 우리 옆에서 살도록 하려면 임해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명의 주민의견을 모두 경청한 송군수는 각자의 요구와 주장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고 마무리 말을 통해, “산단을 다시 추진하든, 해제하든 결정을 내려야 할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 찬,반 모두 우리 도양지역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방법론이 문제인데, 현재 5개마을 주민들 찬,반 의향을 조사 중이라고 하니, 조사결과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10년전 시작부터 이렇게 솔직하게 주민들과 대화를 했더라면 진즉 가닥이 났을 것이다. 오늘 송군수와 주민들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에 만족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고흥군은 산단 추진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주민들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산단지정 해제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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