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수학자의 생각실험

【아산=코리아플러스】강경화 기자 = 요즘 학생들에게 미적분이란 무엇일까? 그들에게 미적분은 수학의 어려운 일부분이라는 생각뿐이다. 하지만 미적분은 대부분의 자연계 학문에서는 수시로 쓰이는 계산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물리학에서는 이라는 식을 미분해 라는 식을 유도하기도 한다. 또 관성모멘트를 구하는 과정에서는 같이 적분이 사용된다. 이처럼 중요하게 쓰이는 미적분을 학생들이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수학을 사색하며 즐기는 학문이 아닌 문제만 푸는 학문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나도 수학은 단순히 시험을 위한 어렵고 머리 아픈 학문이었다. 그러한 나였기 때문인지 이 책의 부제인 ‘외우지 않고 이해하는’이라는 문구는 내 눈길을 끌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 ‘델타’가 어느 박사와 만나며 지구와 달의 충돌시간을 구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그리고 충돌시간을 구하기 위해 만유인력 법칙 등 간단한 물리 공식에서 시작해 극한, 미분, 적분 등으로 개념이 발전해나간다. 하지만 이 책에서 약간의 변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다. 첫째는 중력에 관한 계산을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을 이용한 것이다. 뉴턴의 중력은 엄밀히 따지자면 질량이 아닌 에너지와 운동량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는 아인슈타인의 중력인 일반상대성 이론을 사용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둘째는 공기 저항을 계산에서 제외한 것이다. 공기 저항을 무시한다면 실제로 충돌할 시간이 계산된 시간보다 늦게 일어날 것이다.

책에서의 지구와 달 사이의 충돌시간을 구하는 것이 약간의 오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와 달 사이의 충돌시간을 정확히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책에서 진실로 중요시되는 것은 독자가 그 과정에서 수학 문제를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볼 기회를 주고 미적분, 삼각함수 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수학에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수학을 시험으로서만이 아닌 탐구와 사색 자체로서 바라봐야 함을 깨달았다. 이는 수학에 대한 시점을 바꿔주고 우리가 수학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보다 쉬운 계산과 이해를 위해 충분히 고려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쉬운 계산을 통해 독자와 발을 맞추며 갈 수 있고 주인공인 ‘델타’와의 성장과 함께 독자의 수학적 성장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고등학생 정도가 아니라 중학생, 나아가서는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게 하려면? 그때 ’진화’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라고 해 ’델타‘의 사고를 통해 독자의 수학적 사고를 진화시키려고 했다고 생각했다.

<작은 수학자의 생각실험>에서는 충돌시간을 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바로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수학은 직감과 논리를 통해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직감을 통해 문제의 접근 방법을 찾고 논리적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을 지구와 달의 충돌시간을 구하는 문제를 통해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먼저 여러 미분이나 적분 같은 연산법, 삼각함수 등이 어떻게 추론됐고 도출됐는지 자세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의 도함수는 이다”가 아닌 “이기에의 도함수는 이다”같이 추론과 예측, 증명의 과정에서 이 식이 어떻게 도출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수학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 과정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할 수 있다. 만약 수학을 단순히 암기만 하며 공식에 숫자만 집어넣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수학이 아닐 것이다. 공식은 단순히 계산 과정을 빠르게 해 주는 장치일 뿐이다. 하지만 수학을 하는 학생 중 일부는 공식으로만 수학을 접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공식으로만 이루어진 수학을 완전히 부숴버린다. 이 책처럼 수학을 공식으로 외우는 것만이 아닌 수학적 접근법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수학적 감각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또 문제 풀이에 사용되는 삼각함수, 극한, 미적분 등의 수학 개념을 생활 속에서 원리를 찾아 폭넓게 설명해주고 있다. 책에서는 미분의 원리를 자동차 속도측정기에서 예를 찾아 이야기 해 준다. 이것은 내게 참신한 느낌을 줬다. 자동차의 운동을 거리-시간 그래프로 나타내어 그래프의 접선 기울기가 곧 속도라는 점을 이용해 미분의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이다. 이것은 미분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 또 삼각함수를 설명할 때 축척과 접목해 설명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미적분 중 적분을 먼저 접했다. 평소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질량 중심을 구하는 식인= 이라는 식으로 처음 접했다. 이 식을 처음 본 나는 적분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단순히 계산만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계산기에 불과한 행동일 뿐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적분의 근본적 의미를 깨닫고 왜 식이 이렇게 나와야만 하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 과거의 나처럼 수학을 공식으로만 받아들이며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왜 공식을 외우기만 해서는 안 되는지, 왜 수학을 암기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수학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우리가 바라봐야 할 수학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만약 수학을 공식으로만 받아들이고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이라면 이 책은 어떻게 수학을 바라봐야 할 것인지 그 학생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정표를 따라간다면 끝에서는 이미 뛰어난 수학적 감각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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