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빛

【세종=코리아플러스】강경화 기자 = 가슴으로 만난 사람은 모두 꽃이다

먼저 내민 손보다 더 반가운 가슴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별보다 고운 발걸음이 사람의 문 앞에서 사랑을 노크한다
인연이라는 만남으로 생애시간을 차려 놓고
산보다 큰 상처를 키 작은 눈송이로 어루만지면
겨울은 첫눈사이로 흐르는 사랑의 눈빛보다 더 강렬하다
사랑하고 싶어서 청춘은 이슬의 시간을 천년으로 닦아내고
사랑받고 싶어서 시인은 하얀 별송이를 하염없이 쏟아 붓는다
 
 
사람은 누구나 만날 수 있지만
사랑은 가슴으로 만날 때 가장 숭고한 한 송이 꽃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는 삶도 때로는 아름답지만
사랑의 계단을 밟는 우리는 다 함께 아픈 상처를 사막에서 건져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별처럼 지혜롭고
낙화처럼 떨어지는 햇살 앞에서도 한 송이 꽃으로 승화돼야한다
가슴으로 만난 사람은 모두 겨울처럼 깊고 찬란한 한 송이 꽃이 된다.


詩배경: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추기경 자리에 오르신 고 김수환 추기경님은
돌아가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이 분은 70세가 넘어서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실 때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7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만큼 가슴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귀한가?’를 대변하는 말이며,
머리보다 가슴으로 삶을 살아 갈 때,
아무리 추운 겨울일지라도 다 함께 꽃이 되어 피어난다는 것. ~
이 얼마나 아름답더냐?
조건이나 보여 지는 것을 떠나서
마음과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때 더욱 풍성하고 행복해지리라
그 어느 순간에도 꽃이 되리라.

연말 사랑 한 움큼씩 나눠 가져 사랑의 종소리, 꽃으로 두드려 보자
그 소리 향기 되어 영원히 울려 퍼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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