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4대강사업, 김해신공항은 막아야 합니다”

【부산·울산·경남=코리아프러스】차동철·이규배 강경화 기자 = 부산과 울산, 경남도의 시·도지사(경남은 경제부지사 대참)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조속한 실현을 위해 대한민국 전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문승욱 경상남도 경제부지사는 17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부․울․경 800만 시․도민의 절박한 염원을 담은 대국민 공동성명을 낭독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성명서를 통해 김해신공항 사업은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많은 시간과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며 국민들을 고통 받게 할 제2의 4대강사업이 될 것이며, “안전”, “소음”, “환경”, “경제성”, “확장성” 등의 문제로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의 역할을 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일부 정치권에서 공항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정치적인 이유로 규정하고, 이미 결정된 정책에 대해 번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방향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김해신공항 결정이야말로 박근혜 정부 당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수렁에 빠뜨린 잘못된 정책결정으로, 이것이 가장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잘못된 정책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 이관을 촉구했다.

다음은 제2의 4대강사업, 김해신공항은 막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 대한민국에는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합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4대강 사업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잘못된 정책결정이 얼마나 많은 갈등을 야기하며 국력을 낭비하는지, 무엇보다 얼마나 우리 사회의 현재를 망가뜨리고 미래를 처참하게 훼손하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수 있는 무모한 국책사업이 ‘이미 결정된 정책’이라는 이유로 강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입니다.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첫째, 무엇보다 “위험”합니다. 새로 만들어질 V자 활주로의 부산방향은 구덕산, 승학산 때문에 아예 사용할 수 없는 반쪽짜리 활주로입니다. 김해 방향은 공항시설법과 군사기지법에 저촉되어 깎아내야 하는 산이 5개나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산을 깎지 않고 비행절차 수립만으로도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활주로가 고작 3.2㎞에 불과하며 안전구역마저 부족해 대형기, 특히 대형화물기의 이착륙시 활주로 이탈사고 위험도 있습니다. 이것은 800만 부울경 지역주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남권 관문 공항을 이용할 우리 국민과 세계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공항이 될 것입니다.

둘째, “소음”피해가옥이 9배 가량 확대됩니다. 김해공항은 시골이 아닌 도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활주로를 하나 더 만들게 되면, 소음피해 가옥수는 지금보다 9배 가량 늘어나게 되어 소음 민원은 물론 심야운항이 불가합니다. 지금도 소음 때문에 23시부터 다음날 06시까지 심야 비행이 금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현재 추진 중인 에코델타시티 등 주변지역의 사업들이 완공되면 소음 피해는 더더욱 확대될 것이며, 재산상의 피해 또한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지역민들에게 이러한 일방적 희생을 요구해서도 안되겠지만, 무엇보다 그 분들의 반대로 인해 공사는 시작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셋째, “환경파괴”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안전을 위해 5개의 산을 깎아야할 뿐 아니라, V자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재보호구역인 평강천이라는 국가하천을 완전히 매립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경우, 호소화로 인한 수질오염뿐 아니라 홍수의 위험까지 주변지역을 위협하게 됩니다. 서낙동강 유역 철새도래지의 자연생태계 파괴는 물론 조류충돌로 비행안전마저도 위협받을 것입니다.

넷째, “경제성”이 없습니다. 김해공항 확장안이 결정된 것은 4조1천7백억 원으로 건설비가 가장 경제적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유지 보상비용을 포함해 건설비용은 이미 6조9천9백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고정 장애물 절취비용까지 포함하면 9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향후 소음과 환경훼손 등 갈등해결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 추가한다면 그 비용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다섯째, “확장성”이 없습니다. 김해공항은 군사공항입니다. 슬롯 배분권과 공항운영의 통제권이 국방부, 공군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김해신공항은 민간공항으로서 공항용량 확대에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검증단의 검증결과 현재 김해공항의 수요 증가율을 적용해도 개항 이후 10년 이내 포화상태에 달하는데, 부지여건상 북쪽은 서낙동강으로 가로막혀 있고 남쪽은 남해고속도로와 신설 경전선 철도로 막혀 있어 활주로 증설 여유부지가 전혀 없습니다.

대표적인 불가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부울경 검증단이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결국 현재 국토부의 기본계획은 미국, 유럽 등 중장거리 국제 여객 및 화물기가 취항할 수 있는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기능과 역할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께서 “다른 상황 변화가 없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이미 정리된 것을 반복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물론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는 근거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변한 것이 있습니다. 5개 지역의 갈등현안이었던 공항문제에 대해 이미 경남, 울산, 부산은 마음을 모았고, 대구, 경북은 당시 통합신공항을 대안으로 결정하고 이를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국토균형발전과 상생발전을 위해 두 사업 모두는 각각의 지역주민들의 뜻에 따라 진행되면 되는 것입니다.

김해신공항 불가론에 대해 총선을 겨냥한 정치공세 라는 비판은 온전히 그 시기와 대상이 틀렸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의 3차례 걸친 관련연구에서 김해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었습니다. 그래서 2011년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평가할 때도 김해공항 확장안이 포함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에서 2차례에 걸쳐 검토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느닷없이 김해공항 확장안을 신공항이란 이름으로 포장하여 결정을 내린 것이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동남권의 미래를 수렁에 빠뜨린 잘못된 정치적 결정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2016년 경남, 울산, 부산은 물론 대구, 경북과 수도권까지 포함하여 영남권 관문공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책을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합니다. 진정한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차원에서 동남권의 항공수요를 동남권의 관문공항에서 충족하는 항공정책의 방향은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부울경 지역주민들을 대표하여 다시 한 번 호소 드립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국무총리실 차원의 김해신공항 추진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청 드립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토를 간절히 바랍니다. 동남권 관문공항, 그 사실과 진실을 알리고,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17일

부산광역시장 오 거 돈

울산광역시장 송 철 호

경상남도경제부지사 문 승 욱
저작권자 © 코리아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