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도의 세상만사】 “유순한 찰스”
【장계도의 세상만사】 “유순한 찰스”
  • 장영래 기자(adjang7@gmail.com)
  • 승인 2020.11.21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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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플러스 논설고문, 미국 시카고 세계합기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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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도의 세상만사】 유순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마태5:5)

으레 그러하듯 초등학교 5학년생인 찰스가 학교에서 울고 돌아오는 날은 엄마가 찰스를 붙잡고 기도를 한다. “아버지 하느님, 우리 유순한 찰스를 귀찮게 하는 말 성장이 그 아이들을 용서하여 주시옵고 우리 찰스로 하여금 그들을 미워하지 않도록 찰스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유순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마태5:5)는 하느님 말씀을 믿사옵니다. 아멘~!”오늘도 울면서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찰스를 마중 나온 엄마가 물었다.“오늘은 또 왜 그래?”“애들이 내 가방을 가지고 핸드볼 놀이를 하더니 또 내 운동화 한 짝을 갖고는 훗볼 놀이를 한다고 이리저리 던지는 거예요.” 눈물을 훔치며 엄마 손에 끌려가는 찰스가 투정을 부렸다.

“그렇다고 울면 되나?” “버스에서 내리는데 제이슨이 또 궁둥이를 걷어찼어요.”“알았다! 내일은 내가 교장 선생님을 만날게. 이리와 기도하자.” 찰스 엄마는 휴~! 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찰스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언제나 그렇듯 똑같은 기도를 한다. 다음날 찰스 엄마는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을 하지만 그렇다고 변화가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되려 찰스는 더욱 왕따만 당할 뿐이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를 자처하는 찰스 엄마의 기도에도 오히려 찰스는 더욱 소심하고 겁 많은 아이로 변해갔다. 그런데 마침 찰스학교 교장 선생님 초청으로 찰스학교 크리스마스 행사에 나는 도장의 제생들을 데리고 가 합기도 시범을 보이게 되었다.

그 후, 며칠이 지났을까(?) 찰스가 엄마 손에 끌려 내 사무실로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뭘 도와드릴까요?” “찰스가 마스터 장의 시범을 보고 좋아하는 눈치예요. 찰스에게 합기도를 가르쳐 주세요. 찰스가 너무 유순해서 걱정 이예요.” “잠깐만요!”나는 찰스 엄마가 찰스 앞에서 나약하고 부정적인 언어로 평가하는 것을 찰스가 듣지 못하게 찰스를 잠시 밖에 나가 있게 했다. “참으로 강한 자만이 유순할 수 있습니다. 자신 있는 자가 나도 또 남도 사랑할 수 있고 남을 앞지를 수 있습니다.”“. . . . . .”

“열심히 가르쳐 보겠습니다.” 그래서 찰스는 합기도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의외로 운동신경도 좋고 영리한 아이였다. 찰스가 합기도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청띠를 따게 되었고 기초 호신술 과정을 마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 점심시간에 찰스 반에서 제일 덩치가 큰 말성쟁이 제이슨이 갑자기 찰스 목을 졸랐다. 반사적으로 찰스가 머리채기 기술로 제이슨의 머리를 낚아챘고 그래서 제이슨은 쿵! 하고 교실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이 광경을 목격한 반 아이들이, “야~! 찰스 합기도 하는가 보다.!” 면서 모두들 웅성거렸고 제이슨도 순순히 뒤로 물러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찰스는 반에서 우두머리 대접을 받게 되었고 학업성적도 뛰어오르고 생기 차며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참으로 유순한 아이가 되었다.

지금은 55세의 중년으로 모 은행의 은행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런데 찰스가 제이슨을 내동댕이치던 바로 그 날 오후 찰스를 데리고 엄마가 웃음띤 낯으로 내 사무실을 들어서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마스터 장! 글쎄 오늘 찰스가 말성 쟁이 제이슨을 집어던졌다지 뭐예요!” “그래요? 잘했군요!” 나는 찰스의 등을 토닥이며 “잘했어!” 그리는 찰스가 탈의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찰스 엄마에게 물었다.“그래, 오늘도 기도했습니까?” 찰스 엄마는 좀 계면쩍은 낯을 하고 “아니요. 깜박했습니다.”면서 자리를 고쳐 앉았다. 아마도 찰스 엄마는 내 질문의 의미를 알아차린 듯했다.

나는 생각했다. 기도를 깜박한 것이 아니라 지난날의 기도가 자기 자신도 속고 속인 불만과 분노를 합리화한 가식이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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