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도의 세상만사】 증오와 복수
【장계도의 세상만사】 증오와 복수
  • 장영래 기자(adjang7@gmail.com)
  • 승인 2021.01.18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플러스 논설고문, 미국 시카고 세계합기도회장
코리아플러스 논설고문, 미국 시카고 세계합기도회장

【장계도의 세상만사】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악성 바이러스는 어쩌면 증오와 복수일지 모른다.

이웃집에 솟을 빌리러 갔던 사람이 거절당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며칠 후 이번엔 그 이웃이 찾아와 말(馬)을 좀 빌려달라고 사정한다. 말 주인의 대답이다. “지난번 당신도 솟을 안 빌려주었으니 나도 말을 안 빌려주겠다.”고 한다면 이건 복수다. “지난번 당신은 솟을 안 빌려주었지만 나는 말을 빌려주겠다.”고 한다면 이건 증오다. 유대인의 생할 법전인 탈무드(Talmud)에 나오는 증오와 복수에 관한 얘기다. 같은 골프클럽에 성질이 좀 팔팔한 친구가 있다. 내기에 이기고도 어쩌다 돈을 못 받은 날은 게임에 지고도 그냥 가버린 친구의 매너를 탓하고 신사도를 들먹인다. 그러나 후에 자기가 지고 돈을 줄 때 보니, “지난번 너는 돈을 안 주었지만 나는 돈을 준다.”고 토를 단다. 이것도 신사다운 매너는 아니다. 이것도 증오다. 이때, “너도 안 주었으니 나도 안 주겠다.”고 한다면 이건 복수다.절에 다니던 사람이 교회를 나가고부터는 왠지 사업이 기울기 시작했다. 가까이 지내던 그 절의 몇몇 신도들이,“예배당을 나가더니 벌을 받아서 그렇다.”고 했다. 이건 증오다.

오랫동안 몸이 아파 자주 약을 먹고 의사를 찾는 친구에게 교회에 열심인 그 친구의 사돈의 팔촌까지도,“주말에 골프만 치느라고 교회를 안 나오니 병난다.”며 악령이니 죄 얘기를 서슴지 않는다. 이것도 증오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여기저기서 지진, 홍수, 태풍, 해일 등 자연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중 가장 피해가 컷던 2004년 크리스마스 때 3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연안 쓰나미 사건(풋케 쓰나미 사건으로 더 잘 알려졌지만) 이런 천재지변을 하느님의 심판 쯤으로 여기는 기독교 지도자들도 많았고 심지어는 미국의 기독교 선교방송 진행자 패드 로버트슨의 공공연한 독설 즉, “기독교국이 아닌 이런 지역의 재변은 예수를 믿지 않는 ‘신의 벌’이다”라고 TV 방송에서 공언하기도 했다. 이것도 비기독교인에 대한 증오다. 그러자 8개월 뒤 2005년 8월에 미국 남부의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밀어닥쳤다. 전 시가지가 온통 물에 잠겼을 때 아니나 다를까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엔 중동 모슬렘 테러리스트 지도자 자르카위를 비롯해 많은 모슬렘들이 뉴올리언스 재변은 ‘알라신의 벌’이라고 맞장구를 치며 고소해 하는 눈치였다. 이것도 증오다.

아니, 지금도 자연재해를 신의 벌이라 여기고 그런 신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니 딱한 일이다. 요즘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을 하느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하는 미네소타 죤 파이퍼 목사는 ‘하느님의 심판은 신자에게 기쁨’이라고 까지 헛소리를 하고 있는데 이 또한 비신자에 대한 증오다. 증오와 복수심을 다스려 승화된 관용과 사랑의 힘이 어떻게 하면 남과 잘 어울릴 수 있는가를 가르쳐야 할 종교가 되려 증와 복수심을 일으켜 민심을 규합하고 서로 맞서는 힘을 부추기는 극히 유아적이고 원시적인 지도자들의 술수를 세고 있노라면 종교를 통한 천국 도래는 아직도 먼 것 같다. 증오와 복수심을 먼저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런 따위의 ‘심보’는 간디의 말대로 세상의 눈을 멀게할 뿐이다. 어쩌면 증오와 복수는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악성 바이러스인지도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