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플러스 논설고문, 미국 시카고 세계합기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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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도의 셰상만사】 “이런 어린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천국에 갈 수 없다.”

어린애와 현자(賢者)는 구별이 모호하다는 말이 있다. 맞다! 깨우치기 전의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기일 수다. 그러나 깨우친 사람들의 눈에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쉽게 예를 들자면 두세 살의 어린애들은 인종을 가리지 않고 누구하고 나 잘 어울린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이성이 발달해 철이 좀 들면 흑, 백을 가리고 분별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끼리끼리 어울리며 편견을 형성하고 인종차별이 심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성을 초월한, 즉 초이성적 단계에 이르면 분별과 편견은 나쁜 것(罪)임을 알고 다시 처음단계인 이성발달 이전의 어린이 상태로 돌아가(회귀) 분별없이 다시 잘 어울린다. 분별없이 누구하고 나 잘 어울린다는 것은 똑같지만 어린애들은 순진(純眞)한 것이고 성숙한 사람들은 순수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른 점이다. 순진은 이성 미(未) 발달의 철없는 맑음이고 순수는 이성을 초월한 성숙 인의 맑음이다. 이처럼 이성 이전의 단계와 이성을 거친 초월의 단계를 혼동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것을 전초오류(前超誤謬-Pre/trans fallacy)라고 한다.

초인격 심리학의 주자로 알려진 켄 윌비(Ken Wilber)는 인간의 의식발달을 3단계로 나누었는데 제1단계는 주객미분(主客未分)의 단계로 이성(理性)발달이 전의 유아적 상태로 너와 나라는 분별이 없는 단계이고 제2단계로 주객이분(主客二分)의 단계로 너와 내가 다르다는 즉, 이성적 판단에 의존하는 주객이분의 단계이며 제3단계는 주객 초월의 단계로 영적 개오(開悟)를 통한 분별(分別)이 없는 경지다. 아담과 이브가 벌거벗었어도 수치를 모르던 이성발달 이전의 어린애 상태에서 선악과를 따먹고 나서 분별지(分別智)로 수치심 탓에 무화과 잎으로 생식기를 가렸다(창세기 3:7)는 것은 이성이 발달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 에덴동산을 쫓겨났지만 잃어버린 낙원을 향해 우리 모두 행군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렇다고 다시 어린애 단계로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나아가 초월의 경지 즉, 영적 성숙을 통한 무분별의 단계로 진입하자는 것이 종교의 공통된 가르침이다.

마태복음(18:1~3)에서 제자들이 천국에선 누가 으뜸이냐고 물었을 때 예수님이 한 어린애를 불러 세우고는 “이런 어린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한 것은 유치한 어린애 상태인 제1단계로 돌아감(후퇴)이 아니라 아이들의 특성인 순수, 소박, 유약, 겸손을 말한 것이리라. 가끔 제생들이 묻는다.

“매스터 장도 화를 내고 싸울 때가 있느냐?”고... “암! 그렇다마다.” 그러면 또 묻는다.

“그럼 매스터 장도 우리와 똑같지 않은가.”라고... “다르지! 보통 일반인은 한두 번의 시비에 화를 내고 주먹다짐을 하지만 나는 여섯 일곱 번쯤에 화를 낸다면 한 둘과 여 일곱과는 5라는 갭(틈새)이 있지. 대개는 여 일곱 그 이전에 절로 문제가 해결되니 실제 화낼 일이 없는 셈이지만 말야...!”

대개는 화를 냈다는 결과만 보고 미성숙의 유아적 단계와 영적 성숙을 통한 초월의 단계를 같은 것으로 보는 것. 이게 오류다. 유아적 단계 즉 무조건 문자적이고 맹종하며 율법에만 철저한 사람을 신앙심이 좋은 사람으로 보는 것도 오류다. 부처님이 제자들과 출타 중 외나무다리가 놓인 강을 건너게 됐다. 부처님이 앞장섰는데 강 저편에서 걸어오던 한 젊은 여인과 다리 중간쯤에서 마주쳤다. 부처님은 그 여인을 번쩍 안아 이쪽으로 옮겨주었다. 그리고는 강을 건넌 부처님이 뒤돌아보니 제자들이 강을 건너지 않고 머뭇거리고만 있었다. 부처님이 “뭣들 하느냐. 빨리 따라오지 않고?” 그러자 제자들이 대답하기를, “우리 모두는 오늘 부처님이 여자를 껴안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찌된 일입니까?” 그러자 부처님이 물었다. “그게 여자였더냐?”이러니, 부처님에겐 도움이 필요한 한 중생일 뿐인 그 여인이 제자들에겐 여자로 보였을 터이니 어찌 부처님 눈과 제자들 눈이 같을 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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