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음 앞에서 의젓해야 합니다.

대전시립제2노인전문병원 외과전문의 전병구원장<br>
대전시립제2노인전문병원 외과전문의 전병구원장

【세상보기】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의학도 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5년 이내 수술 장에서 의사를 만나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로봇이 수술하는 시대,,,내시경도 캡슐 형으로 세브란스의대에서 개발을 했고 절대 수명이 80세에서 100세로 전환되는 중요한 21세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가 지금도 살고 있는 21세기의 특징은 현대인들은 매일 매일 죽음의 위기와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암과 심근경색과 기후변화, 교통사고 와 테러와 지진 전쟁의 공포와 핵무기의 공포 속에서 죽음을 체험하고 살고 있습니다. 인간이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가장 심각하게 죽음에 직면해 있다는 이러한 상황적 이유 때문에 오늘날 인간의 죽음에 대하여 연구하고자 하는 추세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확대되어 가면서 각계 학문의 분야에서 인문학의 형태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습니다.제가 속해 있는 의학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인병원이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는 언제나 죽음과 맞닥뜨려있고 말기 암의 호스피스 시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지금 현대는 보통사람으로 살아 온 세월이 이상한 가치 기준 속 에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팔십 수명시대가 대세를 이루었지만 2020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평균 연령을 보면 남자가 81세 여자가 85세를 이루고 있는 것만 보아도 백세시대가 열렸다고 봅니다. 줄기세포가 더욱 발전되면 120세 까지도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생명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아도 헝클어지는 게 한둘이 아닌데 직장을 잃게 되거나 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문제가 복잡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 뿐 아니라 주위 사람에게 까지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나이 들면 슬슬 알아 두어야 할 일 배워두면 덕이 되는 것을 같이 생각 해 두어야 합니다. 저같이 일 년에 일백 명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하는 의사도 죽음 앞에서는 냉정해지고 긴장이 됩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불러 로쓰가 쓴 임종과 죽음에 관한 의문과 대답 이라는 책을 보면 인간의 본성인 죽음의 공포를 인간 정신병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린아이들에게도 만 5세 부터는 죽음이 공포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어린 나이로부터 죽음이 삶의 한 과정을 깨닫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삶을 즐기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평화를 누리는 현명한 태도임을 역설합니다. 예를 들어오면 제 아내는 5남 1녀의 외동딸입니다. 그런데 아주 젊었을 때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여 집안에 가장 촉망받고 잘생기고 지혜 있는 셋째오빠가 갑자기 돌연사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인생의 덧없음을 받아들이고 스트레스 없이 평화롭고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셋이나 낳아서 키웠는데도 말이지요. 다시 말하면 나이를 먹어 갈수록 인간은 죽음에 접근하는 것이고 또 사람은 병상의 환자가 되어 불치병의 진단을 받을수록 죽음이 확실해 지는 것임으로 노인이나 환자이면 당연히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고 바른 자세의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데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또 환자의 병이 깊어 갈수록 죽음에 대한 생각을 용납하지 아니하고 기피하는 경향이 있음으로 사람은 늙기 전 건강한 시기에 미리 자기 나름의 죽음 관을 확립하고 죽음 앞에서 의젓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퀴블러 로쓰는 임종에 이르는 죽음의 과정을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거부(Denial)의 단계입니다. 이때 환자는 자신에게 죽음이 임박했다는 의사의 말을 받아 드리지 않고 마치 그가 무식하여 잘못 진찰이나 오진이라고 욕을 하면서 전국 유명 병원을 다니게 됩니다. 둘째는 분노(Anger) 의 단계입니다. 아무리 다른 의사를 찾아 헤매고 다니어도 자기에게 선고된 죽의 진단이 거짓이 아니라 진실인 것을 깨달았을 때 그 환자는 간호원 이나 건강한 다른 가족에게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왜 하필 나야? 그리고 복약이나 주사를 거부하면서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약은 주사는 왜? 누굴 놀리는 거야? 하며 격분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셋째로 타협(bargaining)의 단계에 이릅니다. 실컷 화를 앤 환자는 서서히 자기가 처한 상황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나서 드디어 자기 재산과 자기 시신을 다 의학 연구에 바칠 터이니 조금만 더 살게 해달라고 의사나 하나님을 향해 흥정을 하는 심리적 단계입니다.연금이 한 달에 5-600만원 이 나오고 실손 보험이 어머 어마 하게 많이 들어서 손이 많이 나와도 이 세상에 암에 좋은 음식과 여행 힐링 장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하고 한 달에 700만원이 들어가는 항암치료와 면역 증강제를 맞습니다. 시베리아 산 차가버섯 하와이의 무슨 열매 등등을 먹고 찾아갑니다. 넷째로 절망(Depression)에 빠지는 단계입니다. 자신의 죽음이 피할 수 없는 기정사실임을 깨 닫고 나서 환자가 의사나 간호사, 약사 등 의료계통에 종사하는 분들에 더 잘 빠지는 단계입니다. 다섯째 단계는 수락(Accept) 하는 단계입니다. 네 번째의 그 절망적 단계에 떨어졌던 사람이 그 고뇌와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 느꼈던 늪에서 헤어 나와 드디어 죽음의 삶의 완성을 위한 인생의 한 과장임을 수긍하고 남아있는 시간을 참으로 사랑하며 아끼고 살아가는 평화로운 단계입니다. 죽음과 삶에 동기와 의미를 부여하고 참으로 인생을 사랑하며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퀴블러 로쓰의 책입니다. MY Way 라는 음악이 흐르며 버킷리스트를 쓰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버트란드럿쎌은 행복한사람이란 자신을 우주의 시인이라고 느끼고 우주의 미와 기쁨을 자유로 느끼며 자기 자신을 자기 뒤에 오는 생명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고 느낌으로서 죽음을 생각하여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며 인간은 생명의 물줄기와 같이 본능적으로 결합될 때 최대의 기쁨을 발견한다고 말하였고 ‘침묵의 강물을 마실 때 , 너 실로 노래 부르게 되고 , 산꼭대기에 오른 후에야 너 비로소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것일지니, 대지가 사지를 삼켜 흙을 만들 때 너 비로소 춤추기 시작 하느니라’ 라고 카릴 지브란은 노래하였습니다.

인간은 아무도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죽음을 수긍하고 좋은 하루하루의 삶이 축복되어 이루어진 좋은 죽음을 준비함이 바쁜 인생의 길이라는 생각이 어찌 플라톤과 어거스틴 과 체네카 와 다빈치의 철학 뿐 이겠습니까? 그것은 아마 우리들 모두의 철학인 것입니다.죽음이 없다면 나는 굳이 하느님을 알려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삶과 죽음은 마치 육신과 영혼의 분리라고 합니다.장갑이 손에서 벗겨져 나가듯 육신은 그대로 남고 장갑은 벗겨져 영혼으로 들아 가는 것입니다. 웨스터 민스터 대성당 묘지의 글입니다. 난 젊었을 때 이 세상으로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내가 나이를 좀 더 들고 나라를 바꿔보고 싶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내가 늙고서는  우리 가정이라도 바꿔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나만 바뀌면 되는 것을 ................... 더글러스 태프트 코카콜라 회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인생을 공중에서 5개의 공을 돌리는 게임(juggling)이라고 상상해 보십시오. 각각의 공을 일(work), 가족(family),건강(health), 친구(friends), 영혼(spirit)이라고 명명한다면, 당신은 그 모든 공을 공중에서 돌리고 있습니다. 조만간 당신은 일이라는 공은 고무공이어서 그것을 떨어뜨리더라도 그 공은 바로 튀어 오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4개의 공들(가족, 건강, 친구, 영혼)은 유리로 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이 중 하나라도 떨어뜨리게 되면 떨어진 공들은 닳고 , 상처 입고, 긁히고, 깨지고, 흩어져 버려 다시는 전과 같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은 이 사실을 이해하고 당신은 인생에서 이 5개의 공들의 균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균형을 유지 할 수 있을 까요?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함으로써 당신 자신을 과소평가 하지 마십시오. 인간은 겨울이 오기 전 겨우살이 준비를 하고 여름 장마가 오기 전에 그 대비를 한다면 인생살이에도 준비를 해야 할 일이 있는데 하나는 갑작스런 죽음을 대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후를 준비 하는 것입니다. 유한 능력을 가진 이시대의 어른들에게 80이라고 하더라도 백세시대가 되면 30년의 남은 인생을 다시 설계하여 살아 한다는 뜻입니다.그저 하루하루 마지못해 사는 것이 아니라 앞에 닥쳐올 일을 예비하는 현명한 지혜가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야 자신과 가족들에게 적게 피해를 주고 대처 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인생을 살게 됩니다. 가족 여러분! 건강하시고 우리 앞으로 바싹 다가온 120세 시대를 풍요롭게 누리시는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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