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청년을 사회와 연결시키기 위한 국가의 새로운 역할 필요
청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 결과 발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원장 김현철)은 2021년 진행한“청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연구책임: 유민상)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코리아플러스】 오순식 기자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원장 김현철)은 2021년 진행한“청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연구책임: 유민상)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결과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 청년 10명 중 1명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낀다”13.4%,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16.6%로 청년의 10명 중 1명 이상은 고립감과 심한 외로움을 느끼는 상태 (조사대상 만18~34세까지의 전국 청년 2,041명)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지내는 청년 20명 중 1명

평소 잘 외출하지 않지 않고 집에 주로 머무는 청년은 5.1% (`19년 3.2%, `20년 4.7%, `21년 5.1%) 

사회적 고립은 전생애를 거쳐 나타날 수 있어… 국가의 적극적 정책 필요

청년기 고립은 아동청소년기 가정, 학교문제가 심화되어 나타나 점차 심화되고 중장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아동청소년기와 청년기의 고립을 예방하는 정부의 적극적 정책 필요.

이 연구는 현대사회의 개인화와 공동체의 소멸이라는 사회적 변화와 정보화와 초연결화라는 기술적 변화 속에서 사회와 점차 연결되지 못하고 고립되어 가는 청년들의 문제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정책제언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을 외부적 고립과 내부적 고립으로 나누고 외부적 고립을 외부 연결망과 지지체계의 결핍상황, 내부적 고립을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정의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고립 청년을‘사회적 연결망 및 관계가 거의 단절되어 있거나 스스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19세~34세의 사람’으로 정의하였다. 이 연구는 그동안 니트(NEET) 청년, 은둔형 외톨이 등으로 연구되어 왔던 사회에서 고립된 청년들을 종합하여 연구한 특징이 있다.

분석 결과, 사회적 고립은 아동청소년기부터 학교폭력, 가정폭력, 학업중단 등으로 인해 시작되는 경우가 있고, 청년기에는 취업곤란과 장기간 취업준비 등에 의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동(보건복지부), 청소년(여성가족부), 청년(국무조정실)을 담당하는 부처가 모두 달라 사회적 안전망은 분절되고 파편화되어 있었다. 중앙정부의 청년정책에는 사회적 고립을 직접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는 정책이 부재하고, 일부 지자체와 민간영역에서만 사회적 고립 청년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마저도 가장 장기적이고 심각한 상태에 있는 청년들에 대한 사후적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고립상태의 청년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립상태의 청년들은 다른 청년들에 비해 우울과 자살생각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움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이들은 어려울 때 지원을 받을 사람들이 부족하고, 정보를 전해줄 자원도 부족하며, 고민을 나누지도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 고립은 그 자체로 청년들의 삶의 질을 낮추는 심각한 문제이고, 장기적으로 청년 개인과 가족에게 큰 어려움을 주므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유민상 연구위원은 “고립청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으나 가장 심각하고 장기화된 고립상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며, “사회적 고립은 하나의 과정이자 상태이므로 문제가 악화된 맨 마지막에 개입하는 것은 사후적 대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청년 인터뷰를 통해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을 당한 청소년이 성장하여 은둔형 외톨이가 되고,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이 니트 청년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다 서서히 고립되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고립 청년 문제는 상태가 악화된 장기 은둔 상태뿐만 아니라 고립이 시작되는 초기 과정에도 전문적으로 개입하여 사회와 단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청년들이 오랜 고립을 경험하기 전 사회와 연결되어 있을 때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신동훈 부연구위원은 “은둔 청년과 같이 장기화된 고립을 경험한 청년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전적 차원에서 아동청소년기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적인 사회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적 고립은 복합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다차원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현대사회의 사회정책은 정부가 국민들의 고립과 외로움 문제에 적극적인 대응해야 하며, 영국사례와 같이 고립과 외로움을 관할하는 부처설정 등 새로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① 현재 고립청년 지원에 대한 근거는 일부 지자체의 조례에만 근거하고 있어 고립청년 지원에 대한 근거 법률 및 정책이 필요하고, ② 아동·청소년·청년으로 분절화되고 파편화된 서비스들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 고립의 장기화를 막아야 하며, ③ 가정·학교·지역사회·디지털 공간을 포괄하는 대상자 발굴과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④ 청년이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고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참여기회를 제공하여 재연결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고립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면교류를 감소시키고 외부 사회·경제적 참여를 어렵게 만들었으므로, 코로나19로 인해 청년들이 서서히 고립되고 장기화되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고립청년을 위한 재연결 정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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