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 국민체육진흥공단 

【경기=코리아플러스】 김대중 기자 = 경륜 강자들이 선호하는 전법은 젖히기다. 젖히기는 앞에 있는 선수를 한 박자 빠르게 넘어서는 기술로 짜릿한 승리의 비결이기도 하다. 그래서 젖히기는 경륜의 꽃이자 백미로 꼽힌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훈련량이 다소 부족했던 시절엔 젖히기보단 선행 내지는 추입 일변도의 경주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점차 훈련량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이 강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젖히기 기술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광명 19회차에 펼쳐진 3일간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금요경주 11번, 토요경주 9번, 일요경주에선 무려 12번의 젖히기가 입상 전법으로 통했다. 이는 50%(1일 20경주)가 넘는 수치고 특히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들의 주된 전법이었다.

금요경주에서 젖히기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모두 7명이었다. 선발급에선 김두용, 한상진, 임권빈, 심상훈이 우수급에선 장우준과 공민우, 특선급에선 안창진이 젖히기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아무래도 인지도가 낮았던 임권빈이었다. 당시 조기 강급자인 손주영을 상대로 깜짝 젖히기를 성공시키며 쌍승식 953.7배를 선사했다.

토요경주에선 결승 진출을 위해 모든 선수가 승부욕을 보였는데 그중 선발급에선 정동호와 고재준이 한수 위 기량을 뽐내며 젖히기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우수급에선 장우준과 공민우, 특선급에선 슈퍼특선반인 정종진과 양승원이 자신의 이름값을 다해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일요경주는 광명 첫 경주부터 앞서 언급한 임권빈이 또 다시 젖히기로 준우승을 차지해 첫날 우승이 우연이 아님을 몸소 증명해 내며 쌍승식 114.2배를 터트렸다.

선발급과 우수급 결승전에서도 각각 고재준, 장우준이 젖히기 전법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특선 15경주에선 이재림이 곽현명, 김영섭을 젖히기로 잡아내며 쌍승식 314.5배라는 배당을 선사함과 동시에 올해 첫 승을 신고했다.

이처럼 강자들에겐 젖히기가 우승을 차지하는 비법이 되고 있고 또한 인지도가 낮아 자리 잡기가 어려운 선수들에겐 고배당을 터트리며 반격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젖히기를 잘 사용하면 멋진 우승을 기록할 수 있으나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하기만 하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젖히기는 몸이 좋다고 해서,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꼭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선수들 간의 자존심 대결로 펼쳐지는 경주에선 한쪽 라인이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고 승부타이밍을 늦추며 뒤늦게 젖히기를 시도하다 상대라인에게 밀려 착외하면서 태만경주에 실격까지 당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명품경륜승부사 김순규 수석기자는 “최근 날이 풀리고 훈련량이 많아진 선수들이 젖히기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인다. 금, 토 경주에서 젖히기를 구사하는 선수는 몸 상태가 좋다는 걸 증명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비록 착외하더라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하면서 “최근 모든 등급에서 강자들 사이에 젖히기 바람이 불어 언제든 젖히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유의하고 베팅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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