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하는가?

【아산=코리아플러스】강경화 기자 = 나와 친구들은 학교에서 수학을 배울 때 꼭 선생님에 이런 질문을 한다. “선생님 이거 배워도 어차피 쓸 데 없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질문을 할 때마다 항상 선생님께서는 그 수학개념이 어디에 쓰이는지 말씀해주셨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믿지 않고 수학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잘 활용되지 않는 학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수학, 과학, 미학 등에 관해 글을 쓰고 있는 라파엘 로젠이 지은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개념 100」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에서 로젠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발생하고,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수학 개념을 설명해준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수학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고 유쾌하다. 그럼 이 책에 나온 몇 가지 설명에 대해 써 보겠다. 일단 내가 가장 궁금해 했던 “왜 이어폰 줄은 정리를 해도 해도 주머니에서 꺼내면 항상 엉켜있을까?”에 대한 설명이다.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졌던 물리학자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는 한 곳에 모아놓은 끝 같은 물체가 매듭 없이 유지될 수 있는 형태는 끈 전체가 항상 가지런한 상태를 유지하고, 어느 지점에서도 자신과 접촉하거나 교차하지 않는 형태가 유지되어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쪽 끝단이 끈의 일부와 교차하기만 해도 엉킴이 일어난다고 한다. 다음부터 이어폰 줄을 풀 때 짜증은 나겠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수학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봐야겠다.

다음은 내가 학교 끝난 뒤,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릴 때 항상 궁금해 하는 것이다. “왜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한동안 오지 않다가 한꺼번에 몰려올까?”이다.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10분 간격으로 출발한 두 버스가 있다고 하면, 앞차가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승객을 모두 태우게 될 것이다. 승객의 탑승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많은 사람이 기다릴 것 이고, 뒤에 따라오던 버스는 기다리는 승객이 한 명도 없는 정류장을 마주하게 되고 다음 정류장에 보다 빨리 도착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 되면, 결국 뒷 버스가 앞 버스를 따라잡아 두 버스가 몰려다니게 될 것이다.

이 효과는 나비효과로 잘 알려져 있는 카오스 이론의 한 예라고 한다. 평소에 버스 배차 담당이 왜 이렇게 배차를 해 놓았는지 궁금했지만 그런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엉킴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렇게 왜 이어폰은 항상 꼬이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게 됐다. 이제부터는 이어폰 줄을 고생스럽게 풀 때에 그 안에 숨어 있는 수학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겠다.

다음 궁금증은 아마 비가 내리는 날, 한번이라도 깜빡하고 집에 우산을 놓고 온 사람들은 해보았을 만한 고민이다. 바로“비를 최대한 젖지 않으려면 뛰어갈까, 아니면 걸어갈까”이다. 이 책에서는 이 고민을 방정식을 풀어서 해결해준다. 폭우에 붙잡힌 사람이 맞는 비의 총량을 방정식으로 나타내면 빗속에서 보낸 시간과 목적지까지의 거리의 합에 비가 내리는 속도의 곱 이라고 한다.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불변하기 때문에 빗속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비를 맞는 양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우산을 집에 놓고 왔을 때 전에는 달려야할지 걸어야할지 고민하다가 비를 더 맞은 것 같다. 이제 부터는 이런 고민을 하지 말고 바로 집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야겠다. 그래도 찝찝한 건 없어지지 않겠지만 말이다. 마트에서 쇼핑을 하다가 가장 짜증나는 일은 아마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내가 서 있는 줄의 직원이 가장 느린 것 같아 다른 줄로 바꿔서 줄을 서 보려고 하지만 그 것도 뭔가 찝찝하다.

이런 현상을 다루는 수학 분야를 대기행렬이론이라고 하는데, 대기행렬 이론가들은 고객들이 계산대마다 줄을 따로 서지 않고 한 줄로 통일해서 기다리다 빈 계산대가 생길 때마다 그곳으로 빠져나가면 대기시간이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 고객이나 직원이 한 창구를 잡아먹고 있어도 이런 방식으로 줄을 서면 다른 창구로 고객들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여권 심사를 할 때 왜 이러한 방식으로 줄을 서게 하는지 잘 알 것 같다.

이번 방학 때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는데, 이탈리아 마트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줄을 서서 계산을 했다.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줄을 서서 줄을 서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 했으면 좋겠다. 견과류 캔을 먹을 때나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 있는 시리얼을 먹을 때 마다 알갱이가 큰 것들은 꼭 위로 올라오고 중간과 바닥에는 맛있는 것들이 없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 혼합된 입자들은 덜컹거릴 때마다 움직인다. 그 순간 입자들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옆에 있던 입자들이 그 공간을 채운다. 하지만 큰 입자는 작은 입자가 비운 자리를 채울 수 없다.

그 결과 큰 입자들은 줄곧 위쪽으로 움직인다, 일단 맨 위로 울라온 큰 입자들은 그곳에 머물지만, 작은 입자들은 옆으로 움직이며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큰 입자들만 위에 있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설산을 트레킹 하는 사람들은 눈사태가 일어나면 부풀어 오르는 장치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장치로 몸집이 더 커지면 눈사태에 휩쓸려 눈 속에 묻히더라도 표면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한다. 이러한 작은 수학 개념이 사람의 생명의 구하다니 수학의 매력이 더 커지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재미있는 계산도 들어있다.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의 칼에 찔려 죽는 순간 내뱉은 공기 분자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들이마셨는지 확률을 구했다. 카이사르가 내뱉은 공기 분자들이 지구 대기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 있고 그 분자들 대부분이 다름 분자에 묶여 있지 않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가정하고 계산한다면 확률은 대략 99%가 나온다고 한다. 정말 놀라웠다. 이렇게 따지면 우리나라의 이순신장군이 화살을 맞으시고 돌아가실 때 마지막으로 내뱉은 숨을 우리가 마실 확률도 99%라는 것 이다.

나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이 책에서는 ‘무한’에 대해 설명 하고 있는데, 나는 이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하학에서는 한 선 위에 점이 무한히 많다고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30cm길이의 선 위에 있는 점과 무한히 긴 선 위에 있는 점의 개수가 무한으로 똑같다는 건데, 이 부분에서 나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두 선의 길이가 다를 수 가 있는 걸까? 점의 개수가 똑같다면 두 선의 길이가 같아야하는 것 아닌가?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해보았지만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파왔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수학을 왜 공부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수학을 공부하다 보면 “내가 왜 이걸 공부해야하지?”라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나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유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을 공부해야하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 문제를 푸는 것만이 수학이 아니고, 우리의 실생활에 녹아있는 많은 현상들이 수학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학은 단지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쉽고 흥미롭게 발견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와 같이 수학을 왜 배워야하는 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던 친구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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