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남단 들녘의 향긋한 봄내음과 함께 제주 전역에 돋아나는 고사리를 꺽고 자연을 즐기며 용솟음치는 생명력과 희망의 기운을 듬뿍 담아가는 잊지못할 한라산 청정고사리 체험 해보는 것은 어떻까요?
제주에서 고사리는 봄을 알리는 식재료다. 4월이 오면 본격적인 고사리 시즌이 시작된다.
한라산 자락의 곶자왈, 습지,오름및 들넠등지에서 자라는 제주의 ‘흑고사리’는 다 자란 잎이 아니고 끝부분이 둥글게 말려 있는 어린 고사리이다.
살짝 고개를 내민 고사리의 유혹으로 한적했던 제주 들판에는 고사리 찾는 인파로 북적인다. 어떤 곳은 고사리보다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이 더 많을 때도 있다.
해마다 4월이면 고사리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의 문화를 관광객과 도민에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가 서귀포시 남원읍 일원에서 열린다.
이맘때면 제주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이기만하면 고사리가 화재가 되고 있으며, 고사리 찾는 재미 눈맛, 꺾는 재미 손맛, 먹는 재미 입맛, 고사리 자랑은 끝이 없지만 고사리 꺽은 장소는 절대 함구한다.
제주에서 고사리를 꺾을 수 있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딱 한 달간이다. 5월 하순이면 고사리 잎이 펴 버리고 줄기가 단단해져 먹을 수 없다.
장마 시작 전 4월 중순부터 제주에는 비가 자주 내린다. 이 비는 고사리를 땅속에서 쑥쑥 자라게 한다고 하여 제주 사람들은 이를 ‘고사리 장마’라 부른다.
제주 고사리는 최고로 쳐준다. 예로부터 ‘귈채’라 불리며 임금에게 진상을 올릴 정도로 쫄깃하고 뛰어난 맛과 향기를 자랑한다.
최고의 품질답게 가격도 소고기보다 비싸다. 제주 한우 등심이 7~8 만원인데 잘 말린 제주 고사리는 한근에 12~13만원을 호가한다.
30년 고사리 전문가 김만식, 부인 이흥자씨 (제주시 외도1동)부부는 들판에서 쉽게 꺾을 수 있는 초록색의 가늘고 긴 고사리를 백고사리라 부르며 가시덤불 등 그늘에서 자란 진한 갈색의 통통한 고사리를 흑고사리 또는 (먹고사리) 라 한다.
고수들은 대부분 흑고사리를 찾아다니고 질보다 양이 중요한 초보들은 백고사리도 마다하지 않고 꺾는다.
또한 말린 고사리 한 근을 꺽기 위해서는 3~5시간 동안 3천번 이상 허리를 굽혔다 펴야 얻을 수 있으며 그저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드라고 김만식 부부는 덧붙인다.
고사리 줄기는 꺾어도 아홉 번까지 새순이 돋아나며 ‘고사리는 아홉 성재다’는 속담도 있다.
그해 처음으로 꺾은 고사리는 잘 보관했다가 제사상에 올린다.. 고사리처럼 자손들이 강하게 자라고 번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제주의 119대원과 경찰도 길 잃은 고사리 꾼들을 찾아 들판으로, 숲으로 길을 나선다.
자기만의 포인트로 혼자가서 고사리 꺾기에만 열중하다 보면 숲 속에서 길을 잃기 쉽다.
경찰 관계자는 “허리를 숙이고 고사리를 꺾다 보면 숲으로 들어가게 돼 한 번씩 일어나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
고사리 요리로는 고소한 고사리 나물볶음과 삶은 수육, 노릇한 제주 흑돼지와 같이 구워내는 고사리 삼겹살, 고사리를 넣고 푹 끓여 낸 고사리 육개장, 고사리 장아찌 등 제주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사리를 즐긴다.
혈액을 맑게 해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몸속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인 고사리는 4월 지친 몸을 달래기에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