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살리는 도시 남매의 한옥 카페 "연당림"

경북 영양군에 한옥 카페 연당림

【영양=코리아플러스】 이재동 기자 = 경북 영양군은 인구 16000여 명의 주민들이 사는 곳으로 울릉도 다음으로 적은 인구가 사는 경상북도의 3대 오지 중 한 곳이다.

흔히 경상도에는 BYC(봉화, 청송, 영양), 전라도에는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적은 인구가 사는 곳이 바로 영양군이다. 이러한 영양군에 도시의 청년들이 정착해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옥 카페 "연당림" 2022년 1월. 영양군 내에서도 조용하고 한적한 연당마을에 한옥 카페가 들어섰다. 도시에서 내려온 남매가 120년 된 고택을 정비하여 만든 곳. 처음에는 "거긴 안 돼. 누가 거기까지 찾아가겠냐?" 라는 말을 들으며 시작했지만 지난 5개월간 이미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며 영양군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곳이다. 연당림을 찾아 일문 일답으로 인터뷰를 한다.

대담 : 이재동 영양취재본부장

정리 : 강경화 편집국장

Q. 어떻게 영양이란 곳으로 내려오게 되었나요?

A. 누나: 친척분이 먼저 영양에 귀농했었어요. 휴가 때 친척 집에 한번 놀러 와보고 영양에 반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의 삶에 막 지쳐있었던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영양군은 한적하고 조용하다 보니깐 이곳이 마음에 무척 들더라고요. 그리고 특히! 친척 집 마당에서 봤던 밤하늘에 별이 너무 이뻐서…. (웃음). 그래서 나중에 영양으로 내려와야지 하고 마음먹던 중 좋은 기회가 생겨서 3년 전에 이곳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좋은 기회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누나: 경상북도 경제진흥원에서 진행한 도시 청년 시골 파견제라는 사업에 선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연당림을 오픈하기 전까지 읍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다가 한옥 카페까지 준비하게 되었네요.

Q. 특이한 것이 보통 부부나 친구가 같이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분은 남매시잖아요? 어떻게 남매가 같이 사업을 할 수 있었을까요? A. 동생: 음. 원래는 누나만 내려오려고 했었어요. 원래 누나랑 서로 연락처도 없을 정도로 교류가 없었거든요. 성격도 아예 다르고, 또 사실 원래 남매가 그렇잖아요. 저희도 많이 싸우기만 하다 보니깐 그냥 서로 존재는 없다시피 하고 살았는데. 부모님이 조금 걱정하시더라고요. 누나가 운전도 못 하고 사업을 해본 적이 없으니. 그리고 사실 저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Q. 그렇다면 영양군은 시골이잖아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에서 생활하기가 힘들었을 텐데, 3년간 어려움도 많으셨겠지요?

A. 동생: 음…. 사실 저희가 어렸을 때 살았던 곳도 시골하고 비슷하긴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깐 생활 쪽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도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이었지요. 누나는 사진을, 저는 영상 제작을 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열었지만, 코로나가 돌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농사 일손을 돕거나 다슬기를 주워서 시장에 팔거나 하며 버티던 중,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환된 영양 산나물 축제를 전담하게 되면서 일이 잘 풀리게 되었어요.

Q. 그러면 스튜디오를 잘 운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왜 갑자기 한옥 카페를 오픈하게 되었나요? A. 누나: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경상북도는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 있는 농민 분들, 소비자분들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영양을 아시는 분이 정말 없더라고요. 거기에다가 영양은 인구소멸 위기 지역 중에서도 고위험군에 속한 곳이라 영양군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어요.

A. 동생: 그런데 저희는 이미 영양이라는 지역에 많은 정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 지역이 소멸하는 것을 볼 수 없다! 라고 생각했고,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결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영양군을 알리는 일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당림이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되었어요.

Q. 연당림으로 영양을 어떻게 알릴 계획일까요?

A. 누나: 영양에 특산물이 아주 많잖아요? 저희는 영양에서 나온 재료들로 음료와 디저트에 베이스를 만들어요. 산나물로 만든 스콘, 영양 사과를 이용한 라떼를 포함해서 현재 출시 예정인 착한 송이로 만드는 파니니까지. 영양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연당 마을을 통해서 영양의 맛을 알고, 연당마을과 서석지를 둘러보며 영양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A. 동생: 연당림 외에도 연당 마을을 중심으로 마을 축제나 플리마켓, 셀프사진관 등을 기획하고 있어요. 연당림은 앞으로 진행될 모든 프로젝트에 거점이 될 것이고요. 쉽지 않은 일을 도전하다 보니, 또한 저희도 아직 이런 일들이 처음이다 보니 여러 번 실패하고 실수하면서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두 분의 바람이 있을까요?

A. 연당림을 통해서 많은 분이 영양이라는 지역을 알고 이곳의 매력을 느끼고 가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지금보다도 더 많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고 싶어요. 또 현재 1명의 지역 청년을 고용한 상태인데 더 많은 지역 청년들에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부자 되고 싶어요. (웃음). 한마디로 지역 주민들과 상생해나가며 인구소멸 위기 지역인 영양군에 작게나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분명 도시 남매의 시골살이에는 지금도,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과 같은 청년들이 지역에 많이 생긴다면, 분명 영양군을 포함한 여러 소도시에도 희망의 웃음이 넘치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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