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엔 천불동계곡 지리산엔 칠선계곡이 있다면 계룡산엔 상신리 계곡이 있다.세종 대전 근교에 살면서 쉴 새 없이 흐르는 웅장한 계곡의 물소리 무릉도원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계룡산597m 남매탑앞에서 바라본 처서에 담긴 청명한 가을하늘/ 계석일 기자

【공주=코리아플러스】 계석일 기자 = 오늘도 계룡산은 말한다. 다시 힘내어 다시 도전하라고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다.

22일 오전 계룡산 비경의 물소리를 듣고자 상신리 계곡을 찾았다. 주차하기 어려운지역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산 아래 길가에 주차를 하고 20분간 걸어 올라갔다. 마을 들어가는 입구에 『한여름 밤의 수다' 지집애 둠벙과 머숨애 둠벙 누려 보세! 마음껏 소리 질러봐'아무도 말리지 않아 수다 떨기』 라는 글귀를 보고 이지역이 청정지역 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됐다. 청정탐방지원센터에 들어서는 순간 시원한 찬바람과 함께 내려오는 웅장한 물소리에 도심의 잡념과 답답함이 한순간 사라지며 와~ 하는 소리와 함께 입이 쩍 벌어진다.

보통걸음으로 1시간 20분 동안 등정을 했는데도 물소리는 끈기지 않았다. 어슴푸레 남매 탑과 동학사 삼거리가 시야에 들어오자 그제 서야 물소리는 줄어들었는데 길목에 세워진 표지석을 보니 해발 576M라 적혀있었다. 웬만한 높이의 산 정상에서 샘이 솟는 격이다. 이곳에서 10분만 더 오르면 호랑이 전설이 있는 남매 탑을 만난다.

산을 오르는 동안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한다는 토종매미(맴맴맴~)소리가 쉴 새 없이 울어대고 시원한 계곡물소리가 화음이 되어 등산객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한 목음 마시고 싶은 옥구슬 같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발바닥에 지친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진다. 참고로 말매미는 공해를 좋아해 도심에서만 울어 댄다고 한다.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밀려오는 잡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상신리 계곡, 부부가 함께 걷는 것도 좋지만 마음이 통하는 동료들과 함께 걸어보는 것도 좋다. 오늘 만큼은 내일일 걱정하지 않고 가뿐한 마음으로 자연의 물소리와 함께 도심에 찌든 잡념을 시원한 물줄기에 흘려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상신리 마을 천정탐방 지원 센터에서 1시간 오르다 보니 남매 탑 방향과 금잔디 방향이 나오는데 남매 탑 방향으로 오르는 것이 계속의 물소리를 계속들을 수 있었고 경사가 완만해서 관절이 안 좋은 사람에게 권장한다. 등산할 때 몇 가지 팁을 준다면 보폭이 짧은 사람이 앞서면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은 돌계단을 오르고 내리기가 수월해지고 반대로 보폭이 큰사람이 앞장서면 짧은 사람이 넘어질 수 있고 관절이나 발목에 무리가 갈수도 있다. 높은 산 돌계단을 오를 때는 단전에 계단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밀치면서 오르면 관절에 무리를 줄일 수 있고 상체를 경사면과 비스듬히 하고 등정을 하면 산을 오르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은 애간장 끊는 귀뚜라미 소리도 점차 사라져가고 아침 샤워장에서 찬 기운이 어깨를 움츠리게 하는 처서(處暑)다.

"처서에는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 이야기가 남도지방에서 내려오고 있는데 모기는 사람들이 모기를 잡으려 허벅지를 치는걸 보고 웃어서 입이 찢어졌다고 하고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 홀로 임을 기다리는 처자의 애간장을 끊으려고 톱을 준비했다는 처서(處暑)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절기에 맞추어 자연도 노래하듯 과수원에서는 과일이 논에서는 벼가 쑥쑥 잘 자란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일찍 찾아온 탓에 차례 상에는 햅쌀을 올릴지 의문이 간다. 처서부터는 밤낮의 기온차가 10~15도를 오르내리기에 과일은 당도가 높아지고 벼는 탱글탱글 잘 익어가니 하나님이 만든 자연의 법칙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특히 코로나에 더위까지 먹은 사람들은 체온 관리에 유의해야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등산을 하면서 양희은의 한계령이란 노래가사가 떠올랐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우지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중략)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중략)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에서 보듯 산은 우리들에게 “세상사는 사람 누구에게나 다 힘든 고비가 있는 법, 다시 마음을 돌이켜 시작하라”는 가사에 다시 용기를 얻는다.

저작권자 © 코리아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