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코리아플러스】 유지은 기자 = 호수돈여자고등학교 청소년기자단은 진로를 알기위해 졸업생과 인터뷰를 했다. 강나윤 숙명여자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재학중인 졸업생을 만나 대학생활을 들었다.

-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의 대학교 생활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강나윤 호수돈여자고등학교 선배 졸업생입니다. 운명에 이끌려 입학한 호수돈에서 즐거운 3년을 보내고 이제는 졸업을 해서 대학생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네요. 현재의 대학 생활을 하며 인상적인 경험들을 소개할게요. 숙명여대에는 'fc숙명' 축구동아리가 있어요. 저는 어릴 적부터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던 학생이였고, 축구가 하고 싶어 축구부를 만들어 대회도 나가며 석식 시간마다 공을 찼어요. 하지만 동아리 내에 전문가가 부재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기에 전문적인 축구 동아리를 항상 동경해왔기에 대학교 수시 원서 6장을 모두 여자축구부가 있는 학교에 썼을 정도였어요. 과거부터 이렇게나 원했기에 지금의 fc 숙명에서의 경험은 더욱 특별해요. 매주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다양한 대회에 나가보는 것 자체가 제게는 큰 행복이랍니다. 또한 학생회 활동도 특별한데요. 대학교 학생회는 고등학교 학생회보다 규모가 더 크고, 학생회비를 자체적으로 걷어 운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더 많아요. 따라서 제가 생각했던 행사나 활동들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던 것이 정말 뜻깊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 단계 더 성장했던 것 같아요. 또 학칙 개정 간담회와 소프트웨어 학부 간담회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요. 직접 학교 운영에 관여했던 활동들은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어렵지만 지금의 과정을 즐기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인생을 즐기는 연습을 하라는 뜻입니다. 입시가 끝나면 이제 인생의 고비가 다 끝난 것 같겠지만 매 순간 우리는 시험에 들기 마련이에요. 대학생이 되어도 계속되는 시험, 과제를 해내야 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죠. 또 대학교를 졸업한다 해도 취업이란 관문이 있고 취업을 해도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수많은 업무들이 눈앞에 놓여있을 거예요. 즉 인생에서 어려움은 매 순간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결코 지금의 과제가 끝이 아니라는 거죠. 그렇기에 내게 주어진 과업을 즐기며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공부 노하우가 있나요? 

"저는 공부할 때 시작이 가장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막상 공부를 시작하면 별다른 거부감 없이 계속 공부를 하게 되는데, 공부 시작 전에는 하기 싫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시작조차 못하는 것이었죠. 저는 왜 공부를 하기 싫다는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잠식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그 과목을 완벽하게 정복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온 부담감이 시작을 어렵게 했어요. 또한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는 싫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완벽하지 못하면 시작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과 노력 없이 완벽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공부 시작을 방해했던 것 같아요. 실천하지 않는 완벽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것 인지를 알았기에 완벽주의적 성향을 버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국어를 완벽히 끝내야겠다”라는 생각 대신 “오늘은 청산별곡이란 작품을 한번 봐볼까?”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공부를 시작할 때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요행을 바라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공부했어요. 내가 “지금 공부하면 한 문제 더 맞출 수 있겠다”라는 식의 생각으로 제 노력을 수치화 시키려고 해봤어요.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만약 시작 자체가 어려운 게으른 완벽주의자 친구라면 저와 같은 방법을 써봤으면 좋겠습니다."

- 고등학생 때가 그리운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합창부 활동입니다. 1학년 때는 정규 동아리로 합창단을 했을 정도로 합창에 진심이었답니다. 부활절 채플 공연 곡이었던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라는 노래가 아직도 기억에 나요. 합창은 공연 후 뿌듯함보다 공연 준비하는 연습 과정에서의 즐거움이 더 큰 것 같아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었고 화음이 맞아들어갈 때의 쾌감이 정말 컸었기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생활 합창’이란 수업도 들었답니다. 호수돈 합창부 생활을 적극 추천합니다. 또한 TJB 과학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것이 생각나는데요. 출연 확정이 된 후 TV에 나간다는 마음에 설레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요. 제 버킷리스트 하나가 TV 출연이었거든요. 과학퀴즈 프로그램 출연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체 없이 신청하여 출연했습니다. 코로나가 기승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스튜디오에서 비대면으로 촬영한것이 아쉬웠지만, tv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답니다.

그리고 일탈과 관련된 기억에는 야자 시간에 학교 근처 카페에 가서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었던 일들이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요. 성인이 되어서 친구들과 예쁜 카페에 가는 것보다 그때 동네 카페에 갔던 게 더 즐거웠어요. 고등학교 때만 할 수 있는 소소한 반항과 일탈이라는 점이 그때를 더 특별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실 가는 내리막길에서 탄 눈썰매가 그리워요. 거기 내리막길이 눈썰매 타기에 최적화 돼있거든요. 눈이 펑펑 내린 겨울날, 눈썰매를 직접 가져와서 학교가 끝나고 탔어요.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답니다. 지금도 눈이 오면 호수돈에 가서 눈썰매를 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인생을 살면서 내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는 더 무거워진다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지금의 과정을 즐겨야 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헬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들 수 있는 바벨의 무게가 무거워진다는 것에 즐거워해요. 이는 즉 자신의 성장을 나타내기 때문이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들어야 할 삶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는데, 이건 우리가 성장했다는 것과 같은 말인 것 같아요. 인생에 성장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이 성장 과정을 즐겁게 생각하는 자세가 인생을 즐기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삶의 무게를 즐겁게 들어 올리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저는 고등학교 때를 회상하면 행복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제가 3년을 재밌고 행복하게 보낸 것처럼 여러분들도 호수돈에서 소중한 추억 많이 쌓았으면 좋겠어요."


이수지 졸업 예정자 선배와의 인터뷰 

-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이수지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할 만큼 훌륭한 사람은 아니지만 저의 인터뷰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힘을 받을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하게 됐네요.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체육대회 같은 큰 행사들, 늦은 밤까지 준비했던 대회들도 생각나지만 친구들이랑 한 반에서 공부하고, 점심시간에는 매일 같이 운동장을 돌고, 선생님께서 사주신 음료수 한 잔에 행복해하고, 가끔은 졸다가 지렁이 같은 글씨체로 필기한 것을 보고 친구들과 같이 웃던 소소한 순간들이 더 떠오르는데, 그때는 아무렇지 않은, 어쩌면 무료하다고 느꼈던 당연한 일상이었지만 지금 이렇게 생각해 보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인 것 같아요."

- 학교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이겨냈나요?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시험기간 전후로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꽤 컸던 것 같아요. 저는 2학년 때 성적이 전에 비해 떨어졌었는데 부끄럽지만 그게 너무 속상하고 막막해서 “저 어떡해요.” 하면서 선생님 앞에서 울었던 기억도 나요. 너무 힘들 때는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친구들이나 선생님, 부모님께 털어놓으면서 풀어가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면 혼자 일기나 글을 써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거죠. 막상 그렇게 생각을 정리해 보면 자신이 느꼈던 것보다 훨씬 별일이 아니고 어떨 때는 그냥 나 자신이 혼자 만들어낸 불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거예요. 내가 지금 중요한 순간에 머리 아프게 생각하고 울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렇게 해서 바뀌는 게 있는지 생각해 보면 아마 두 질문 다 아닐 거예요. 그리고 꼭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보세요. 저처럼 음악을 듣는다거나 하늘을 본다거나 하는 거창하지 않은 것들도 나의 기분을 바꿔줄 수 있으니까요."

- 공부 노하우가 있나요?

"‘어차피 해야 할 공부인데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으로 최대한 긍정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즐겁지 않았을 때가 많았고 공부를 그만하고 싶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데 ‘이걸 내가 왜 해야 해?’ 생각하면서 하는 것보다 즐겁게 하면 훨씬 효율도 높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가령 생활과 윤리를 배우면서 ‘우와 내가 전공자들도 어렵다는 사회계약론을 배운다니!’ 하면서 저를 칭찬해 줬고, 국어 지문을 읽을 때는 인문부터 예술까지 다양한 제재의 글을 읽으면서 유식해지는 것 같아 뿌듯해했어요. 지문이 너무 어려워도 ‘와 어렵다. 그래도 나중에 어디 가서 아는 척은 할 수 있겠다’ 하면서 재밌게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지금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아침부터 밤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텐데 막막하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했으면 좋겠어요. 모두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자신과 싸우느라 잊었을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여러분은 더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꼭 잊지 마세요. 그리고 그 질기고 긴 싸움에서 이겨서 언젠가는 여러분의 후배들을 위한 멋진 글을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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