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코리아플러스방송】 징영래 기자 = 유시춘 EBS 이사장이 지난 5년간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총 700여차례 썼는데, 그 중 70여회가 주말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사용 주된 명분은 ‘직원 의견 청취’ 계열이었는데, 제주·강원 등 지방 관광지에서도 썼다.

읽히기론 ‘주말에 직원을 지방 맛집으로 불러내 밥을 샀다’는 의미였는데, 유 이사장은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그는 단 한 번도 주말에 업추비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EBS로부터 제출 받은 업무추진비 내역에 따르면, 2018년 9월 EBS 이사장으로 취임한 유 이사장은 지난 8월까지 총 773번에 걸쳐 업추비를 사용했다.

이 가운데 10%에 이르는 78건은 주말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된 업추비 총액 7257만원 가운데 517만원이 주말에 사용된 것이다.

유 이사장의 업추비는 전국각지, 주로 유명 관광지서 사용됐다. 강원도에선 강릉과 양양, 평창에서 썼다.

장부에 기재한 명목은 각각 ‘문학계 의견 교환’ ‘언론 NGO 의견 교환’ ‘직원 의견 수렴’ 등이었다. 2021년 9월엔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있는 송이돌솥밥집에서 ‘사내 의견 청취’를 했다며 9만원을 썼다.

특히 제주도에서 ‘직원 의견 청취’가 잦았다. 유 이사장은 2020년 5월과 6월, 2021년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사내 직원 의견을 수렴하고 듣는다며 제주도 연탄구이집이나 곱창집에서 법카를 긁었다.

이 외에도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의 하북면, 경북 경주, 전남 목포, 전북 진안, 광주광역시, 충북 괴산·단양 등지에서 시민단체, 지역 문화인 등과의 환담, 의견 교환, 의견 청취 등의 목적으로 업추비를 사용했다고 사용내역에 적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이 거주하는 고양시 일산동구에서도 주말에 업추비를 36차례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유 이사장의 주말 업추비 사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 완전히 사라졌다.

유 이사장의 마지막 주말 업추비 사용은 지난해 4월17일 제주도에서 지역 문화인 의견을 청취한다며 복요릿집에서 결제된 게 마지막이었다.

조선닷컴은 유 이사장에게 ‘주말 업추비 사용 이유’와 ‘정권이 바뀐 뒤 더 이상 주말에 업추비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 ‘직원들을 굳이 왜 지방까지 데려가 의견을 청취한 것인가’ 등에 대해 전화와 문자로 물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EBS 김유열 사장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달랐다. 김 사장의 업추비 내역을 보면 대상자의 소속 단체와 직위가 명확하게 나와 있었다.

김병욱 의원은 “EBS 사장의 업추비 내역을 보면 사용 목적과 대상자가 명확하고 구체적이다. 이에 반해 유 이사장의 업무추진비는 단순 ‘의견 청취’ 목적으로 사용한 내역이 다수였다”며 “EBS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사장은 주말에도 업추비를 쌈짓돈마냥 쓰고 있었다. 유 이사장 업추비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2020년 12월23일부터 2021년 2월26일 사이 6번에 걸쳐 5인 이상 식사 등에 업추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는 온 국민이 코로나19에 따른 ‘4인 초과 겸식 금지령’으로 고통 받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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