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가 겨울 산으로 간 까닭은?
작 : 박영찬
【대전=더플러스】 명태가 겨울 산으로 간 까닭은
깊은 바다 속, 찬란하게 빛나는 명태들은
끝없는 푸른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더니,
어느 날 갑자기 명태 하나가 떠났습니다.
마치 바다의 푸른 날개에서 벗어나는 듯 보이더군요.
그 추운 겨울날, 명태는 힘겨운 여정을 떠났지요.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깊은 산으로 향했습니다.
얼음에 덮인 하얀 산골짜기에서 명태는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눈 덮인 산속에서 명태는
한 겨울을 참으면서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추운 날씨에 얼어야만 하는 부드러운 육질은
바다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미였죠.
바다에 사는 명태가 추운 산으로 간 이유는,
추울수록 더 가치있게 재탄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산속 깊은 골짜기에서 쌓인 눈과 얼음에
언제나 명태는 몸부림을 쳤습니다.
이 힘겨운 여정을 통해 명태는
자신의 존재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것은 겨울의 어려움을 이겨내며
새로운 삶의 시작을 맞이했다는 증거였습니다.
바다에서 얻을 수 없었던 명태의 특별한 맛은
고통속에서 힘겹게 얻은 삶의 의미가 담겨져 있어
그 맛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깊고 담백한 맛으로 존재했습니다.
머리부터 내장까지 아끼지 않는 명태는
특별한 맛과 황태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삶을 바쳐
우리 입 속을 새롭게 찾아오며, 그 풍부한 맛이
접시 위에서 매번 새롭게 우러나고 있습니다.
☞ DACL 박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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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은퇴 후 삶을 사는 세대들을 명태(명예퇴직)에 비유한 내용으로 구성한 것입니다. 은퇴를 맞이한 이들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경험과 성장을 이루는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