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순정이 그리움이 된 시

【안산=코리아플러스】장영래 기자 = 김영환 시인이 1986년 등단 이후 지난 30여 년 간 써온 시 중에서 추려 펴낸 이번 시선집『잡초가 되고 싶습니다』는 김영환 시인이 삶과 시가 여일한 시인임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특히 김영환 시인은 4선 현역 국회의원으로 지난 30년간 국정을 열정적으로 맡아온 국회의원으로서 30여년간 시업을 쌓아온 유일한 의원시인이다. 프랑스나 독일 등 정치문화의 선진국이나 옥타비오 파스 네루다 등 노벨문학상 수상시인들을 배출한 멕시코 등 세계 각국에서도 뛰어난 시인이면서 동시에 민중을 위한 열정적인 의원활동을 한 문인들이 적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김영환 시인이 30여년간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시작활동을 꾸준히 지속해왔다.

한국의 정치사가 이념적 대립과 정치적 술수 모략으로 얼룩지고 여야를 막론하고 당리당략만을 앞세운 패당정치로 낙후된 작금의 정치상황을 떠올린다면, 김영환 시인이 바쁜 의정활동 속에서도 시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실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우선, 시와 정치의 통일을 추구함으로써 작금의 정치 문화가 부재하는 저열한 수준의 패당 정치 속에서 ‘시를 통한 민중적인 정치적 감성과 정치적 상상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어야 한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일상의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순정한 마음이 그대로 시가 되고 있다. 부러 꾸미고 과장하지 않으려는 시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끝끝내 저버릴 수 없는 삶의 결기가 전해졌다.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려는 결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서정의 미학으로 드러나고 있는 시편들이다.”라고 설명한다.

시인의 결기와 서정은 단단하다. “관념이나 감상이 아니라 생 체험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끝없이 무너지는 무참한 그날’들에서 시가 나오기 때문이다. ‘찬 겨울강 두터운 얼음장’들을 깨치고 솟아올랐기 때문에 단단하다. 좌절과 상처로 굳어진 살이 그대로 시의 속살이 되어 결기와 서정이 빛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시선집에는 대학시절부터 시작된 민주화운동에 대한 순정을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는 시편들도 많이 눈에 띤다. 체험에 바탕한, 억압받는 대상과 일체가 된 시편들이기에 시대성을 뛰어넘어 읽히고 있는 것이다. 장관을 지낸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정치 지도자로서 이제 자신을 변화시켜가며 이 나라, 사회를 좀 더 인간답게, 살만하게 그려 나가려하고 있는 것이다. 만델라 말을 빌려 “사물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빛을 반영하기 위해” 시인이 택한 것은 만델라의 화폭이 아니라 시이다. 그리움이며 사랑이며 순정인 시.

◇시인, 국회의원 김영환 = 1955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다. 15, 16, 18대 국회의원과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다. 현재 19대 국회의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청주고 졸업 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유신치하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1977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두 차례에 걸쳐 약 20개월간 투옥되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으로 1년간 현상수배를 당했고, 이후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되기도 했다. 학생운동으로 학교에서 제적된 후 전기기술 노동자로 생활하면서 6개의 자격증을 따 노동자 생활을 했다. 입학 15년 만인 1988년에 연세대 치대를 졸업한 후 치과의사가 되었다. 1986년 조태일 시인이 발행하던 <시인> 지로 데뷔한 이래 시집 <따라오라 시여> <눈부신 외로움>,동시집 <똥 먹는 아빠> <방귀에 불이 붙을까요?> 산문집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 <최초에 도전하라>, 정책평론집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 <덧셈의 정치, 뺄셈의 정치> 등 20여 권을 출간했다.

◇추천평 = 영환의 시는


흐르는 시냇물, 흐르는 냇물,

흐르고 흘러 내 앞이 벌써 저 아래 누구의

앞에 이리는 강물 아니리오



그 강물 다하여

삶과 꿈 그리고 비참한 것들의

이 세상만사에의 애 끓이는

어둑발 같은 노래 그 아니랴



첫째로 영환의 시 읽으면

이내 마음 어디다 대고

자꾸 서러 운지고,



둘째로 영환의 시 읽으면

속 시원 시원하고 말지,

어디 사나 어거지 안걸리지



셋째 삼실할머니 앞의 할머니 같은

지극정성이더군



순결 안 잃었더군,

아니, 허물없어서 네 것 내 것

다 지워지고 말더군



난해라니, 퉤, 난해의 질곡 썩 물러가거라



여기서는 그것 발붙일 새 없거니



이번 김영환시선 『잡초가 되고 싶습니다』 운운 속

어느 시 어느 시 거의로 사로 잡네 그래



- 시인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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