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플러스 논설고문, 미국 시카고 세계합기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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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도의 세상만사】 하안거(夏安居)를 마치고 산사(산사)를 뒤로한 채 하산(下山)하던 두 스님이 마을 어구의 냇가에 다달았다.

지난 며칠간의 장마로 냇물이 불어 징검다리가 뭍인 탓에 한 젊은 여인이 물을 건너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스님 A’가 그 여인을 힐끗 바라보고는 바지를 걷고 혼자 물을 건넜다. 그런데 스님 B’는 그 여인을 등에 업고 물을 건넜다. 조금 후, 스님 A’가 좀 불편한 낯빛을 하고는 스님 B’를 꾸짖었다.

“아니, 중이 여자를 업다니오?”

그러자 스님 B’가 말했다.“허~! 스님은 지금도 그 여인을 업고 있구려!”

“..........?”“나는 그 여인을 물만 건네주고 내려놓은 지가 한참 됐는데...”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집착은 병인데’ 유대교 식으로 보자면 분명 스님 A’의 처사는 율법에 매여 율법에만 철저한 소승적 처사이다. 스님 B’는 율법에 매이지 않는 율법 완성을 통한 자기 정화로 이타행(利他行)의 생활화에 익숙한 초월적 처사임이 분명하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율법 완성을 위해 왔다며 “율법 완성은 사랑이다(마태 15:17, 롬 13:10)”라고 했다.

답답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이해 못했던 것이다. 지오다노 부루노(Giordano Bruno)의 말처럼,“사랑이 아니면 진리를 구하지 말라”진리는 경전이나 성직자들의 설법이나 교황의 교서나 율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님 B’ 처럼 여인을 업고 물을 건너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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