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플러스 논설 고문, 미국 시카고 세계합기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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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도의 세상만사】 어떤 욕심 많은 농부가 이웃집 땅 부자 노인을 늘 몹시도 부러워했다. 하루는 그 땅부자 노인이 그 농부를 불러내 자기 땅을 구경시켜 주었다. 끝이 안 보이는 참으로 광활한 대평원이었다. 땅 부자 노인이 말했다.

“오늘 당신이 밟는 땅은 모두 다 주겠오. 허나 해가 지기 전에 이 자리로 되 돌아와야 하오.”

그러자 이게 웬 떡이냐 싶은 그 농부는 서둘러 평원을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벌써 해가 반나절을 넘어 서녁에 기울고 있었다. 한 평이라도 더 갖고 싶은 욕심 탓에 원래의 출발지점으로 해지기 전 돌아와야 한다는 약속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그 농부는 뒤돌아서 죽을힘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의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다다르자 해는 이미 서산을 넘고 있었다. 이제 틀렸구나 알아차린 그 농부는 실의와 좌절감에 또한 기력이 다해 지쳐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부자 노인이 그 농부에게 다가가 땅에 엎어진 그를 내려다보고 말했다.

“쯧쯧! 죽어 묻힐 한 평의 땅이면 족한 것을!”

도척지견(盜跖之犬)이라는 말이 있다. 도적의 개라는 말인데 말하자면 개는 주인이 주는 먹이는 무엇이든 받아먹는다. 주인이 선인이던 악인이던 살인자 건 협잡꾼이던 그런 것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받아먹으며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무는 맹종(盲從) 맹동(盲動)하는 것이 개다. 그래서 몰염치한 무도한 그리고 무자비한 사람을 개에 비유한다.

요즘 대장동 사건으로 한국이 떠들썩하다. 어디 그뿐이랴. ‘라임’이나 ‘LH’부동산 투기 사건 ‘사모펀드’ 사건 ‘종군위안부를 위한 모금 사기횡령’ 사건 기타거액의 뇌물 수수 사건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망쪼”다.

장자 거협(胠篋)편에 “도척지도(盜跖之道)라는 말이 나온다. 춘추전국시대에 9천 명의 졸개들을 거느리며 남의 재물을 약탈하고 부녀자들을 겁탈하던 도척(盜跖:큰 도둑놈)에게 졸개들이 물었다.

”도둑질에도 도(도)가 있습니까?“

”암, 있다마다.“ 그러면서 도척이 도둑질의 다섯 가지 도를 설명했다.

”재물이 있을 만한 곳을 알아차리는 것이 성(聖)이요. 때를 가려 성패를 가늠하는 상황판단이 지(智)요. 훔치러 들어갈 때 앞장서는 것이 용(勇)이요. 훔치고 나올 때 맨 뒤에 나오는 것이 의(義)요. 훔친 재물을 균등히 나누는 것(가난한 사람들에게 까지도)이 인(仁)이니라.

바로 성. 지. 용. 의. 인을 도척의 5도라고 한다는 말이다. 조선 시대 때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던 장길산이나 임꺽정이 도척을 닮았음이라. 허나 요즘의 도둑들은 성. 지. 용은 몰라도 의와 인이 없는 옛날 도둑보다도 훨씬 못한 무도한 하급 도둑 떼들인 듯 싶다.

기원전 4세기 만인동포관(萬人同胞觀)을 내세우며 인류통합정책의 꿈을 실현하려던 알레산더 대왕은 세계 정복 전쟁 중 휴식시간에 한 신하와의 씨름에서 넘어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에 놀란 신하는 감히 대왕을 넘어트려 죽을 죄를졌다고 무릎을 꿇자 대왕은,

“그래서가 아니다. 넘어져 보니 내 죽어 묻힐 땅은 한 평이면 족한 것을 온 세상을 차지하려고 내가 집을 떠나 이 먼 길을 왔다는 것이 부질없고 서글퍼서 운다.”

그의 나이 33세 바빌로니아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이런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거든 내 두 빈손은 묘 밖으로 내놓고 묻어주게나. 천하를 쥔 나도 죽으면 빈손이라는 걸 세상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네.”

도척지견들이여 알아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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