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황씨 가문의 기원도 재조명
【대만=더플러스】황수정 기자 = 전 세계 황씨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 행사인 ‘제14회 세계황씨종친총회(世界黃氏宗親總會)’가 2025년 11월 10일부터 11일까지 대만 가오슝에서 개최됐다.
대회에는 한국,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총 2,700여 명의 종친이 참석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대한민국에서는 대한민국황씨종친총회 및 한국황씨여성회 대표단 93명이 공식 참가했다.
대표단은 노란색 단체 조끼와 한복 등 단정한 전통 복장을 착용해 각국 대표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행사장 내외에서 촬영 요청이 이어지는 등 가장 돋보인 팀으로 손꼽혔다.
■ 한국 황씨의 기원… “황락 선조의 월송정 표착 전승”
한국 황씨의 도시조(都始祖)로 전해지는 황락(黃樂)선조는 중국 절강(浙江) 지역 출신의 후한(後漢) 유신(儒臣)으로 알려져 있다.
전승에 따르면 황락 선조는 후한 시기 한나라 장군으로 교지국(交趾國, 현재 베트남 북부)에 사신으로 다녀오던 중 고구려 유리왕 5년, 풍랑을 만나 한반도 동해안으로 표류하게 되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강원도 강릉 월송정 인근 해안으로 전해지며, 이를 계기로 황씨 가문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다는 것이 한국 황씨의 대표적 기원 설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후 황락 선조는 강릉 일대에 정착하여 가문을 이루었고, 그 후손들이 고려·조선 시대를 거치며 창원황씨·장수황씨·평해황씨 등 여러 본파로 분파되고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갔다는 징표가 각 지방의 족보와 지역 전승으로 이어져 내려온다
월송정은 오늘날까지도 “황씨 가문의 첫 발자취가 닿은 장소”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 가오슝 전람관서 개막…깃발 퍼레이드·참배 행사 진행
세계황씨종친총회는 황씨 가문의 핵심 가치인 충(忠)·효(孝)·인(仁)·의(義)정신을 계승하며 세계 황씨 후손 간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1980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번 행사 주요 일정은 가오슝 국제전람관에서 열렸으며, 각국 대표단의 입장식과 깃발 퍼레이드로 개막식 분위기가 고조됐다.
대한민국 대표단은 첫날 황씨 종친 사당을 찾아 참배를 진행한 후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해 전 세계 종친들에게 한국 황씨의 정통성을 알렸다.
행사장에서는 황씨 가문의 역사 영상 상영, 문화 교류 프로그램, 국가별 소개 행사 등이 이어져 다양한 세대와 국가의 종친들이 교류하는 장이 마련됐다.
■ 한국 황씨 대표단, 품격 있는 참여로 호평
대한민국 대표단은 행사 기간 내내 노란색 단체 조끼와 뒤편에 ‘大韓民國(대한민국)’이 선명히 새겨진 단체복과 모자를 착용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황씨여성회 대표단은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참여해 전통성과 품격을 동시에 보여주었으며, 여성 대표단의 적극적인 참여는 행사 분위기를 한층 더 화사하게 만들었다.
해외 종친들은 “한국 황씨의 단합된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전통의상과 단체복이 아름답고 품격이 있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 차기 대회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폐막식에서는 2026년 차기 세계황씨종친총회 개최지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가 확정됐다.
행사 관계자는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유도하고 황씨 국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황씨 7500만 후손의 위상 높일 것”
한국 황씨는 전국적으로 약 75만 명, 세계적으로는 약 7500만 명의 후손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민국 대표단은 “같은 뿌리를 공유한 세계 각국 황씨 후손들을 직접 만난 뜻깊은 순간이었다”며 “한국 황씨 가문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더욱 높이기 위해 내년 말레이시아 대회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